돌 전에는 하루하루가 비슷하게 흘러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걷기 시작하고 나니 집에서 보내는 모습부터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먹는 것도, 노는 것도, 하루를 보내는 방식도 예전과 달라졌고 저도 아이를 대하는 방법을 조금씩 바꾸게 됐습니다.
직접 키워보면서 ‘돌이 지나면 이런 것도 달라지는구나’ 싶었던 것 중 기억에 남는 세 가지를 적어보려고 합니다.
1. 집 안에서 아이가 움직이는 범위가 확 넓어졌어요
가장 먼저 느낀 변화는 활동 범위였습니다.
돌 전에는 주로 제가 있는 곳에서 놀거나 기어 다니는 정도였는데, 걷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집 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부엌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가 요리를 하고 있으면 어느 순간 옆에 와 있고, 잠깐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서랍을 열어서 안에 있는 물건을 하나씩 꺼내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귀엽다고 생각했는데 며칠 지나니 서랍 안에 있는 물건을 전부 꺼내놓는 게 일상이 됐습니다.
그때부터 아이의 손이 닿는 곳을 하나씩 다시 살펴보게 됐어요.
결국 자주 여는 주방 서랍에는 안전잠금장치를 붙였고, 위험한 물건들은 아이가 닿지 않는 곳으로 옮겼습니다.
이렇게 환경을 조금 바꿔놓으니 매번 “안 돼”라고 따라다니는 일도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돌 이후에는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곳에 손이 닿기 때문에, 저희 집도 자연스럽게 집 안을 다시 정리하게 됐습니다.
2. 뭐든 직접 해보려고 하기 시작했어요
두 번째로 크게 느낀 변화는 아이가 직접 해보려고 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말로 “내가 할래”라고 표현하는 건 아니지만 행동만 봐도 본인이 직접 해보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질 때가 많았어요.
밥을 먹을 때 제가 숟가락을 들고 먹여주려고 하면 자기 손으로 잡으려고 하고, 물을 마실 때도 컵을 직접 잡으려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해주는 게 훨씬 빠르고 편했어요.
하지만 아이가 직접 하려고 할 때마다 제가 대신 해주다 보면 스스로 해볼 기회가 줄어드는 것 같아서, 위험하지 않은 일이라면 조금 기다려주려고 했습니다.
물론 결과는 깔끔하지 않았습니다.
물을 마시겠다고 컵을 잡았다가 쏟기도 하고, 숟가락을 직접 사용하다 보면 식탁과 옷에 음식이 묻기도 했어요.

그래도 예전에는 제가 전부 해주던 일을 조금씩 혼자 해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조금 흘리더라도 직접 먹어보게 하고, 혼자 물을 마셔보게 하는 시간을 조금씩 주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잘하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과정 자체를 지켜보려고 하니 저도 전보다 마음이 편해졌어요.
3. 아이의 하루가 달라지면서 제 하루도 달라졌어요
돌 전과 비교하면 하루를 보내는 방법도 꽤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집안일을 몰아서 하거나 잠깐 쉬는 시간이 있었는데, 걷기 시작하고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하루가 조금 더 바빠졌어요.
아이가 혼자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도 금방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제가 하는 일을 따라오는 날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집안일을 한꺼번에 끝내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혼자 노는 짧은 시간에 하나씩 처리하고 있습니다.
빨래를 개다가 아이가 부르면 잠깐 놀아주고 다시 빨래를 정리하고, 식사를 준비하다가 아이가 옆에서 놀고 있으면 말을 걸어주는 식이에요.
예전에는 집안일을 다 끝내놓고 아이와 놀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꼭 순서를 정해놓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습니다.
아이가 옆에서 안전하게 놀고 있다면 간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말을 걸어주기도 하고, 같이 장난감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과 집안일을 하는 시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돌이 지나니 아이가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돌 전에는 먹는 양이나 잠자는 시간처럼 눈에 보이는 부분을 주로 신경 썼다면, 걷기 시작한 뒤에는 아이가 집 안에서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직접 하려고 하는지를 더 많이 보게 됐습니다.
특히 걷기 시작하면서 손이 닿는 곳이 많아지고 혼자 해보려는 행동도 늘어나니, 아이에게 맞춰 집안 환경과 제 생활 방식도 조금씩 바뀌었어요.
물론 아직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고 계속 지켜봐야 하는 시기지만, 하루하루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 많이 컸구나’ 싶은 순간이 많습니다.
돌을 지나고 나니 단순히 나이만 한 살 더 먹은 게 아니라 아이의 생활 자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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