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지난 아기, 물을 안 마셔서 우리 집이 바꾼 것들
돌이 지나고 나서 의외로 가장 많이 걱정했던 건 밥도, 우유도 아니라 물이었습니다.
우유는 잘 먹는데 물컵을 주면 몇 모금만 마시고 밀어내는 날이 많아서 "이렇게 적게 마셔도 괜찮나?" 하는 생각을 정말 자주 했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물 양을 계속 계산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그게 더 스트레스가 되더라고요.
심지어 변비까지 생겨서....더 걱정이 됐어요 ㅠㅠㅠ
그래서 몇 달 동안 이것저것 바꿔보면서 지금은 우리 집 나름의 방법이 조금 생겼고, 오늘은 그 과정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우유는 잘 먹는데 물은 계속 남겼습니다
우리 아이는 돌 이후 우유는 비교적 잘 먹는 편이었습니다. 간식 시간에 200ml 정도 주면 거의 다 먹는 날이 많았는데, 같은 컵에 물을 담아주면 반응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몇 모금 마시고 끝나거나, 아예 손으로 밀어내는 날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컵이 불편한가?" 싶어서 계속 다른 컵을 찾아봤고, "물이 맛이 없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물 자체를 싫어한다기보다, 한 번에 많이 마시는 걸 아직 어려워했던 것 같았습니다.
특히 활동량이 많아진 시기라 더 신경이 쓰였습니다. 공원 다녀오고, 공동육아나눔터 다녀오고, 집에서 뛰어놀고 나면 "물을 충분히 마셨나?"를 계속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가장 먼저 바꾼 건 빨대컵이었습니다

처음 사용하던 컵은 물이 잘 안 올라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제가 빨아봐도 조금 뻑뻑했는데, 아이는 더 답답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빨대가 조금 더 부드럽고 물이 쉽게 올라오는 컵으로 바꿔봤습니다.
신기하게 컵을 바꾸고 나서 한 번에 마시는 양이 조금 늘었습니다. 엄청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었지만, "몇 모금 → 조금 더 몇 모금" 정도로는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돌 지난 아기 물 마시기에서 우리 집 기준으로는 "얼마나 예쁜 컵인가"보다 "얼마나 쉽게 빨리는가"가 더 중요했습니다.
식사 중간에 조금씩 주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식사 끝나고 물을 한 번에 주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배가 어느 정도 차 있어서 그런지 많이 안 마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식사 중간중간 조금씩 줍니다.
- 밥 두세 숟갈 먹고 한 모금
- 반찬 먹고 한 모금
- 마지막에 두세 모금
이렇게 바꾸고 나니 한 번에 많이 마시지는 않아도 하루 전체로 보면 마시는 횟수가 늘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물을 자꾸 주면 밥을 덜 먹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우리 아이는 오히려 중간에 입이 정리되는 느낌인지 식사 흐름이 더 괜찮은 날이 많았습니다.
외출할 때는 물보다 "자주 보이게" 했습니다
공원이나 도서관 갈 때 예전에는 가방 안에 넣어두고 생각날 때만 꺼냈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저도 자주 잊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유모차 컵홀더나 바로 꺼낼 수 있는 주머니에 넣어둡니다.
눈에 계속 보이니까 저도 "한 모금 마실까?"를 더 자주 하게 되고, 아이도 익숙해졌는지 거부감이 조금 줄었습니다.
특히 더운 날에는 한 번에 많이 마시게 하기보다, 산책 중간중간 두세 모금씩 주는 편이 훨씬 수월했습니다.
차가운 물보다 미지근한 물을 더 잘 마셨습니다
이건 정말 우리 아이 기준의 발견이었습니다.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물은 반응이 별로였는데, 실온에 두었거나 살짝 미지근한 물은 상대적으로 더 잘 마셨습니다.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는데 여러 번 반복되더라고요.

특히 아침이나 잠에서 막 깬 직후에는 너무 차갑지 않은 물을 더 편하게 받아들이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루 물 양에 집착하지 않게 된 이유
인터넷을 보면 "하루 몇 ml" 숫자가 많이 나오잖아요. 저도 처음에는 계속 계산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육아에서는 정확히 재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 스프에 들어간 우유
- 과일에 포함된 수분
- 요거트
- 국물
- 물컵에서 조금씩 마신 양
이걸 다 합치면 생각보다 수분 섭취가 완전히 0은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숫자보다 이런 걸 더 봅니다.
- 소변 양이 평소와 비슷한지
- 입술이 너무 마르지 않는지
- 활동량이 괜찮은지
- 하루 동안 조금씩이라도 여러 번 마시는지
이렇게 보니 저도 훨씬 덜 불안해졌습니다.
우리 집에서 효과 있었던 작은 방법들
거창한 방법은 아니었지만, 아래 방법들은 실제로 도움이 됐습니다.
빨대컵 교체★★★★☆
식사 중간에 물 주기★★★★★
유모차 컵홀더에 두기★★★★☆
미지근한 물 사용★★★☆☆
한 번에 많이 먹이기 포기★★★★★
의외로 가장 효과 있었던 건 "조금씩 자주"였습니다.
안 됐던 방법도 있었습니다
솔직히 실패한 것도 많았습니다.
- 물 안 마시면 과일주스로 유도하기
- 억지로 컵을 계속 들이밀기
- "한 번에 다 마셔야 해" 분위기 만들기
이런 날은 오히려 물컵만 봐도 고개를 돌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물 마시는 시간을 놀이처럼 가볍게 가져가려고 합니다. 제가 먼저 마시고, 아이에게 건네주고, 두세 모금 마시면 "잘 마셨네" 정도로만 반응합니다.
지금은 "조금씩 자주 마시면 괜찮다"로 바뀌었습니다
돌 지나고 물을 잘 안 마셔서 정말 많이 걱정했는데, 몇 달 지나고 보니 우리 아이는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대신 하루 동안 여러 번 조금씩 마시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물컵을 자주 보여주고, 식사 중간에 조금씩 주고, 외출할 때 손 닿는 곳에 두는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전처럼 "오늘 몇 ml 부족한데?"를 계속 계산하지 않으니 저도 훨씬 편해졌고, 아이도 물 마시는 시간을 덜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습니다.
혹시 돌 지난 아기가 물을 잘 안 마셔서 걱정 중이라면, 우리 집처럼 "한 번에 많이"보다 "하루 동안 조금씩 자주"로 접근해보는 것도 생각보다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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